✺
80년대처럼 군국주의를 벗어나지 못한 권위적인 교풍도 없고, 리젠트 머리와 안경의 대비로 상징되는 학생들 간의 노골적인 먹이 사슬 관계도 뚜렷하게 남아있지 않다. 그러면서도 본질적으로는 그 시절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자연스러운 서열 분리는 여전한 모습. 자신감 넘치는 녀석들은 깡패짓을 하지 않아도 여전히 언터처블이고 작은 초식동물 같은 녀석들은 딱히 돈을 빼앗기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무언가를 빼앗기고 있다. 여학생들은 사귀는 남학생들의 서열에 맞춰 그녀들의 서열 역시 구분되며, 여학생들이 서로의 서열을 확인하는 과정 역시 딱 그 나이대의 노는 여학생 답다. 키리시마라는 놈은 대체 뭐 하는 녀석이길래 부활동 은퇴 하나 만으로 저 많은 주변 사람들의 갈등 관계를 이끌어 내는 거지? 하는 궁금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