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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개봉했던 이경미 감독의 "비밀은 없다"는 관계자와 팬들 사이에서 작은 논란을 일으켰지만 내게는 여러 의미에서 2016년의 영화를 통틀어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 중 하나였다. 음으로 양으로 관계된 박찬욱의 냄새가 느껴지긴 하는데 진중한 그보다 확실히 엇나간 느낌이고, 나카시마 타츠야 외 근래 일본 영화들의 엽기 코드가 읽히기도 하지만 그만큼 막나가지는 않은, 무게감과 기괴함(달리 마땅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이 기묘하게 균형을 이뤘다 해야하나. 나중에 돌이켜보니 그 균형을 잡는데는 연출과 함께 두 주연 배우의 역할도 작지 않았던 듯. 어딜 가도 중간은, 아니 딱 그 만큼만 하는 손예진은 전에 없던 캐릭터를 맡아 제대로 돌변했고 그 상대역인 김주혁은 이 영화를 통해 내게 재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