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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의 묘미는 원본의 가장 근간이 되는 설정을 파괴하는 데에 있다. 영원히 어린이었어야 할 피터가 어른이 된 이후라는 설정은 사실은 [피터 팬]을 보고 자란 어린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한 번 쯤은 상상해봄직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영화 속 피터의 삶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우나 정서는 메말라있다. 일하느라 돌보지 않는 어른, 80년대를 벗어나던 그 시절 미국의 백인 중산층 이상 가정들이 안고 있던 고민이기도 하다. 방치되는 아동에 대한 문제 제기는 [나 홀로 집에]와도 상통한다. 영화는 어른들이 꿈을 잃은 것을 지적한다. 나이브하지만 영화의 주 관람층인 연령대에게는 호소력 있다. 피터 배닝이 된 왕년의 피터 팬은 나이를 먹고 배 나온 중년이 되면서 그만큼 사회에서는 자기 위치를 확보한 사회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