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바 국립 미술관은 혁명 박물관의 뒷마당 - 야외 전시관 - 의 바로 길 건너편에 있었다. 미술관, 박물관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최적의 동선. 케케묵은 군복과 시대착오적인 혁명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없던 아내는 박물관에서 탈출하자마자 바로 이 곳으로 향했다. 혁명 박물관의 관리상태에 적히 실망했던 나는 이곳 미술관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나의 편견은 건물 입구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기존 옛 건물의 외관 중 남길 것은 남기면서도 다듬고 보강해야 할 부분은 제대로 손을 봐 두었다. 좌측에는 벽돌로 만든드라이버 끝 모양 - 왜 하필 드라이버 끝 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 의 조형물이, 우측에는 사람의 형태로 솟아 오르는 듯한 엑토플라즘을 닮은 조각도 있었다. 방금 본 혁명 박물관의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