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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www.cine21.com 책을 읽을 때는 나란히 안경을 쓴다. 아직도 서로에게 해주지 않은 이야기가 남아 있기에 둘만의 식사는 권태에 빠지지 않았다. 조르쥬와 안느는 노부부의 한 이상이다. 어느날 안느에게 반신마비가 일어나고, 늙어죽을 때까지 함께할 것 같았던 두 사람의 작별은 조금 빨라진다. 한때 피아노를 치던 안느의 오른손은 늘 꼬부라진 채 젖가슴 아래 붙어 있다. 모멸감을 굳이 숨기지 않는 그녀는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밝힌다. 그녀의 모습이 우릴 안타깝게 한다면, 감동을 주는 건 주로 조르쥬의 말없는 헌신이다. 그는 가끔 피아노 음반을 틀어놓고 아내의 멀쩡했던 시절을 돌아본다. 거실에 놓인 피아노는 주인을 잃었다. 오랜만에 찾은 제자가 아름다운 연주를 들려준 뒤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