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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눈물이 앞을 가린다. 장장 세 시간 반을 더없는 행복을 느낀 하루.. 초등학교 4학년 때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이제는 누구였는지도 기억 안 나는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가 빌려왔던 나의 첫 영화. 타이타닉. 다들 뭔지도 모르면서 마차 장면에서 우와~! 하고 탄성을 터뜨렸다. 지금 생각하면 참 귀여웠다. 여튼. 자발적으로 선택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본 내 인생의 첫 영화는 타이타닉이었다. 펑펑 눈물 콧물 다 쏟아가며 봤었다는 것과 빨간 장미와 습기 어린 창문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던 마차 신, 그리고 레오. 이 세 가지가 타이타닉을 장장 십 몇 년을 기억하게 하고 그리워하게 만들었다. 하나 더 하자면 셀린 디온의 배경 음악 정도를 끼워넣어야겠지? 처음 타이타닉을 봤던 열한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