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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선이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왕이 주인공이 된 영화가 나왔다는 사실은 꽤나 정치적인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굳이 이 영화가 실존 왕이었던 광해군을 직접적으로 영화의 소재로 삼은 것은 그리 의미 있어 보이지 않는다. 이 영화의 관심사는 광해군이 진짜 뛰어난 왕이 었나 폭군이었나 하는 문제는 그리 관심 갖지 않고, 우연히 왕이 된 평민이 벌이는 정치적 혹은 인간적인 유희가 그 주된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마지막에 자막으로 나오는 유일하게 중국을 비판하고, 백성을 위한 조세개혁을 하려고 했다는 왕이었다는 식의 삽입은 효력이 없다. <후궁>에서처럼 알 수 없는 한국의 알 수 없는 어느 시대를 설정하였더라도 이 영화는 별 지장이 없었을 것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