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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이어 (The Sapphires) 누구나 호감을 가질만한 기분 좋은 영화. 1960년대 호주 원주민 소녀들이 소울 뮤직을 추구하는 아이리쉬 남자를 만나 베트남으로 원정 공연을 가게 되는 이야기다. 인종차별과 멸시를 드세게 받아쳐내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군인들을 위로하는 소녀들의 이야기는 시대적 무거움을 담아내기보단 그들의 갈등과 화해, 사랑의 시작을 그린 성장기다. 소녀들이 반짝이는 의상을 입고 소울 그룹 '사파이어'로 무대에 서면서부터는 드림걸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는데, 솔직히 영화 초반 소녀들이 백인들로 가득찬 펍에서 백인들의 음악이었던 컨트리 송을 부를 때 너무 감미롭기도 하고 새롭기도 해서 '컨트리 송을 부르는 흑인 소녀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를 내심 바랬다. ('흑인이니까 소울을 해야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