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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아침은 지난밤보다 더했다. 전날 밤 어떻게든 희망을 갖고 싶어서 아는 파일럿에게 어렵사리 말걸어 늦은 밤 민폐 끼쳐가며 이것저것 물어봤었는데, 그런것 다 소용없이 풍속은 일기예보를 훌쩍 뛰어넘어 100km/h에 달했고, 돌풍은 130이 넘었다. 창문 때리는 바람 소리가 요란해서 잠을 거의 이룰 수가 없었다. 발이 묶인 여행객들 덕에 호텔이 만실이라 12시 체크아웃 시간이 지나면 어디로든 떠나야만 한다는 사실이 좀 마음에 걸렸지만, 그때까지만해도 호텔이 영 마음에 안들었기때문에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냥 있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여행지에서는 뭐가 됐든 어떻게든 된다. 아침에 조식을 먹으러 공사중인 바에 들어가보니, 한결 차분해진 사람들이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나의 삽질 모험기와는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