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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주성치 시대의 종언(終焉)이라 하겠다. [소림 축구]에 이어 주성치가 단독 연출한 두 번째 영화는 조금 더 주성치 요소들의 패턴이 눈에 띄게 반복되고 있고, 조금 더 홍콩 무협과 일본 만화의 요소가 밸런스 좋게 섞여 있으며, 조금 더 주성치는 한 발 물러나 있다. 주성치가 그의 영화들에서 주구장창(그러나 매 번 재미있게) 반복하던 협잡꾼 캐릭터와 갱생 플롯은 물론 여전하며, 끝에 가서 느닷없이 초월자로 각성하는 건 [무장원 소걸아]에서 써먹은 걸 다시 가져 온 것이다. 비루한 빈민촌에 사실은 쿵푸 고수들이 은거해 있다는 기초 설정은 심지어 바로 전작인 [소림 축구]에서의 그것을 장르적으로 축약했을 뿐이다. [무장원 소걸아]와 [파괴지왕] 그리고 서유기 2부작를 해체해서 주성치적 요소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