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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은 나에게 산티아고 데 쿠바의 시내 이곳저곳을 구경시켜주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시도가 실패로 끝났다. 내가 산티아고에 도착했던 때가 주말이어서,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었다. 두어번 정도 박물관 문 앞에서 발걸음을 돌리게 되자, 존은 머리를 북북 긁으며 곤란해했다. 존 : 여기가, 들어가면 볼 거 많은데, 아우 씨. 나 : 괜찮아. 나 박물관이나 미술관 별로 안좋아해. 빨리 피곤해져서. 사실이긴 하다. 정말 너무너무 보고 싶은 특별한 작품이나 유물 같은 게 없다면 굳이 박물관에 찾아가는 타입은 아니니까. 존 : 그래? 음 그럼... 거길 가야겠다! 나 : 엥? 어디? 이번엔 설명 좀 제대로 해줘. 존 : 우리는 모로성에 갈거야. 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