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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도 없고 그냥 어느날 갑자기 생명의 탄생이 꺼졌다. 영화는 그렇게 밑도 끝도 없는 샤말란식 재난물처럼 시작한다. 영화 속 세계관을 성서적으로 해석하자면 노아의 방주와도 같은 형벌이 내려진 지구다. 생명을 거두는 대신, 더이상의 새 생명을 내려주지 않는 벌이라니, 이건 사실상 현존 인류에게도 종말 선고가 내려진 것. 어차피 남은 인간들이 서로를 죽일테니 말이다. 실제로 영화는 그런 인간의 모순적인 부분에 집중한다. 더 이상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지 않는 재난에 절망해서 이미 존재하는 생명을 서로 빼앗는다는데 이걸 모순이란 말 외에 무엇으로 설명하랴. 여기서의 생명을 '에너지'로 바꾸면 석유 한 통 뺏으려고 석유 넣은 차를 빵빵 딸려대는 [매드 맥스] 시리즈가 되는 거겠지. 밑도 끝도 없는 샤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