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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을 보고 왔다. 개요는 이렇다. 병자호란 와중 패색이 짙어지자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피난하여 최후의 농성을 준비하게 된다. 성밖으로는 적들의 군대가 몰려오는 가운데 성안에서는 주전파와 주화파가 갈려 다투기에 이르고, 창검의 기세가 겨울의 추위보다 매서운 때 사람들은 각자의 길 위에 서서 청을 맞는다.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개요에서 '각자의 길'이라는 단어를 꺼내들었는데, 이 영화를 굳이 한 단어로 축약하자면 그 중심을 꿰뚫을 만한 키워드가 아닌가 싶다. 영화는 말 그대로 남한산성에서 청나라의 군대를 맞아 선택을 강요 받는 사람들의 입장을 다각도로 조명하여 보여주고 있다. 가장 위에서부터는 인조 휘하의 예판과 이판으로부터 밑에서는 한 대장간의 민초까지,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