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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말 아홉 번째 항암치료를 마치고 고향에 가기 전 들러 본 연천 숭의전지장마가 다 하지 않았음에도 아픈 놈이 찾아간다고 하늘이 맑게 개어 반겨주더군영그래도 숭의전 앞 임진강 징파도에는 황톳물이 가득 주상절리를 헤치며 나아가더군영숭의전 뒤에 있는 잠두봉길을 따라 걸으니 자연스레 땀이 나더군영숭의전지 입구의 콸콸 쏟는 약수터에서 시원한 물 한 바가지를 곱씹어 먹으면서 떠오르는 노래 두 개가 있더군영노래마을의 <굽이치는 임진강>(1990)과 정태춘의 <황토강으로>(1990)고향에서 단기사병으로 면사무소에 근무하면서 테이프를 우편으로 주문해 들었지영그 때 면사무소에 근무하던 귀여운 후배가 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더니, “오빠! 노래가 요상해!”하며 웃음을 날려 저도 ‘통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