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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가을. 창밖으로 보이는 경치가 예뻐서 찍어봤다. 도시에 온 첫 두 해는 학교-기숙사간 두세 블럭이 생활의 중심이었다. 딱히 도시 구경을 못해서 슬프거나 서운하지 않았다. 나는 투어리스트가 아니니깐, 하고 생각했다. 2학년 마치고 여름방학때 처음 회사에서 일하면서는 이런저런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건 허드슨 강에서의 세일링. 당연히 요트 같은 건 타 본 적이 없는 나는 농담이 아니고, 흔들리는 배에 오르려다가 무서워서 집에 갈 뻔 했다. 해군 출신의 선장 아저씨가 손을 잡고, 나만 믿으라고 해서 (누가 들으면 무슨 대서양 횡단하는 줄 알겠음'-') 배에 올랐다. 술과 핑거푸드가 넘쳐흐르는 여름 저녁이었다. 그리고 어두워지자, 배에선 음악을 틀어줬다. 강에서 도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