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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 대해 논하려면 원작 만화의 어떤 성격을 반드시 먼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원작 [슬램덩크] 이전의 스포츠 만화라는 것은 이른바 "스포콘(スポコン)"이라고 해서, 과격한 특훈과 처절한 승부를 이겨내는 주인공의 투지와 근성이 중요한 장르였다. 고도성장기 스포콘의 주인공들은 늘 고독하거나 화가 나 있었고 승부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비극적인 전사(前史)를 갖고 있었다. 그에서 영향 받았을 한국의 스포츠맨들, 오혜성이나 독고탁 역시 근본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렇게 늘 숨막히던 6, 70년대의 스포츠 만화 경향을 한 번에 뒤엎은 게 [슬램덩크]였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북산의 다섯 주전들 모두에게 농구에 뛰어든 드라마틱한 계기라던가 농구로 이루고자 하는 원대한 자아실현 목표 같은 것은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