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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스튜디오의 마지막 작품 '추억의 마니'.'나'는 따로 갑자기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니라, 내가 있기 이전 오랜 세월에 걸쳐 앞서 살았던 이들의 삶의 흔적의 합이라는 것을 몽환적인 스토리로 보여준다. 내 안에 앞서간 이들의 자취가 남아 있듯이 나 또한 내 뒤에 태어날 이들에게 어떤 흔적을 남기게 될 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서구적 사고와는 매우 다르고, 끊어지지 않는 연, 업에 대해 말하는 불교적인 색채가 느껴진다. 서구적인 인물 묘사에도 불구 그 안에 담긴 주제는 동양적이다. 역시 일본은 아시아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추억의 마니'를 마지막으로 지브리에서 후속작은 없을 것 같다. 손그림 애니메이션의 시대를 닫는 특별한 작품이다.